본문 바로가기
1. 수벽치기 소개자료/1-3. 신문기사, 사진자료

[880526 한국일보] 지평선

by 줏대벼르기 2010. 6. 8.

<한국일보 88년 5월 26일자 지평선 예용해>

 수벽치기라고 하면 이 토박이 우리말의 뜻을 짐작이라도 할 수 있는 분은 극히 드물 것으로 생각된다. 수벽치기는 이미 국가에 의해서 중요무형문화재로 지정된 바 있는 태껸과 더불어 우리 고유의 무예로서 쌍벽을 이루는 것이었으나 근자 그 전승이 인멸된 것으로만 여겨지고 있었다. 일찍이 「고려사」나「조선왕조실록」또는 기타의 고문헌들에 드물게 수박(手搏), 수박(手拍), 수벽(手癖) 등으로 보이는 것이 수벽치기의 한자표기로서 그 비롯이 오래인 것은 추측할 수 가 있어도 어느 때부터라고 찍어 말하기는 어렵고 그 기법을 구체적으로 밝힌 자료도 없어서 뜻있는 사람들이 안타깝게 여기던 터였다. 그러던 것이 뜻밖에 자매지 일간스포트의 주최로 25일 하오 한국일보 강당에서 젊은 수벽치기 전수자인 육태안 씨(陸泰安 35)에 의해서 일반에게 선보여졌다. 태껸이 발질을 주로 하는 무예인데 반하여 수벽치기는 손을 주로 쓰는 것이 특색이라고 할 수가 있으나 모든 동작이 3박자의 호흡으로 이루어진다는 공통점을 지닌다. 특히 수벽치기가 여느 무예와 다른 점은 여느 무예는 살법(殺法)이 승하고 따라서 동작과 마음에 맺힘이 따르는데 수벽치기느 살기와 맺힘을 풀고 활법(活法)으로 밝음과 부드러움에 바탕을 두고자 하는 것에서 진면목을 찾을 수 있다는 사실이다. 따라서 수벽치기의 수련은 기법의 수련보다 스스로의 마음을 다스리는 것을 보다 중히 여긴다. 지금토록 남의 앞에 나서기를 마다고 또 남의 눈에 띄기를 꺼리어 그늘에서 그늘로 은밀히 스승에서 제자로 구전심수되며 잠류해 왔던 전승무예가 오랜 차일을 벗고 백일하에 그모습을 드러낸 이상 보다 일반화 되어 다시는 전승의 인멸을 근심하지 않아도 되었으면 한다. 뿐만 아니라 강력사건이 속출하고 살상이 다반사가 된 세태 속에서 수벽치기의 활법이 제각기의 호신무예로 또 그 지닌 바 활법으로 세상을 밝게 하는 데 일조할 수도 있을 것같아 앞으로의 발전을 주목하고자 한다.